2013.1.15. 화요일
서호주 퍼스에서 20km 떨어진, 일종의 'Holiday Island'인 로트네스트 섬으로 간다.
퍼스에서 로트네스트 섬으로 가는 방법은 퍼스 스완강가 배럭 스퀘어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방법과
기차를 이용 프리맨틀에 간 후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퍼스에서 직접 가는 페리는 출발이 꽤 늦은 시간인 관계로
아침 일찍 열차를 이용 프리맨틀로 이동, 프리맨틀 B-Shed 선착장에서 첫 페리를 탔다.
(시간 요금 모두 절약^^)
[ Rottnest Island 로트네스트 섬 ]
현지인들에겐 'Rotto 로토'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져 있는, 아름다운 해변과 자연 그대로의 동식물이 살아 있는 보석같은 휴양지.
이 섬은 관광지로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 거주인은 없으며, 관광업 종사자나 관리자 정도만 이 섬에 거주할 수 있다.
레스토랑이나 인포메이션 센터 직원조차도 매일 프리맨틀 등에서 출퇴근하며,
밤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순수 관광객들뿐이다.
(인용: 랜덤하우스 간, '유럽100배즐기기'에서)
페리를 내리는 관광객들을 맞는 펠리칸
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 인포메이션 센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섬 순환버스나 투어버스, 기차표를 구입할 수 있다.
도로엔 기차역, 자전거 대여소,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어 쉽게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다.
순환 버스가 출발하는 1번 정류장 앞에 매표소가 또 있다.
1번 정류장을 출발하면 번호 순에 따라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는데,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기 때문에 내리고 타는 시간을 잘 체크해야 한다.
1번 정류장
크게 보잘 것 없는 다음 사진 - 섬 서쪽 끝 풍경 - 엔 에피소드가 있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 일단 섬에 들어서면 순환 버스를 타고 섬을 일주할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어느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까를 결정하기 위함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해안을 구경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섬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베이시커 버스라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아일랜드 버스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일반 버스인 베이시커 버스를 이용했다.
시간대가 자유롭고 요금 또한 저렴하니까. (티켓을 끊으면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물론 시간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지만)
위 노선도에서 볼 수 있듯이 버스 정류장에 번호가 붙어 있고 그 순서대로 운행하면서 운전수가 안내 멘트를 해준다.
버스 투어와 다른 점은 섬의 서쪽 끝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는데 있다.
여기서 우리의 에피소드는 시작됐다.
일단 10번 정류장에서 내려 서쪽 끝까지 산책을 즐길 생각이었으므로,
운전수에게 거기서 내리겠다고 미리 말하자, 운전수는 의아해 했고 왜 내리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섬의 끝까지 걷고 싶다고 했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물은 있느냐? 정말 걸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그럴 생각이라고 했더니 옆에 앉아 있던 호주인(? 그곳 사정에 밝은 것으로 보아^^)도 거들며 힘들 것이라고 다시 생각해보란다.
버스를 다시 타려면 끝에서 10번 정류장까지 걸어 와야 한다며.
결국 버스는 10번 정류장에 도착했고, 운전수는 못 미더웠던지 버스를 섬의 끝까지 운행해 갔다.
그런데 그들의 염려가 무엇인지 보았다.
처음 산책을 계획했을 때는 툭 트인 바다를 삼면으로 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생각이었는데
바다는 커녕 덤불 우거진 구릉 사이로 비좁은 길이 계속됐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돌아 올 생각을 하니 아차 싶었다.
결국 우리 생각을 철회하겠다 했더니 버스 안이 한바탕 껄껄 웃음으로 가득찼다.
위 사진이 그때 운전수 아저씨가 예정에 없던 섬 끝까지 태우고 간 덕에 찍은 사진이다.
우리 시내 버스와 같은 건데 손님이 거길 보고 싶다는 한마디에 그리고 걱정스러움에 거기 까지 버스를 연장 운행해준 것이다.
내려서 사진 찍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어 버스 안에서 그 모습만을 둘러 보았다.
그때 내렸더라면... ^^
버스로 한 바퀴 둘러 본 후에 1번 정류장에서 가까운 Basin Beach 베이신 비치로 간다.
점심을 먹고. (레스토랑에서 내다 본 해변 풍경)
버스로 섬을 둘러 본 후엔 먼저 올리버 힐 건 엠플레이스먼트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기로 했었는데,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기차 시간을 알아 보니 오후 한 차례 뿐이었다.
책에선 세차례나 운행한다고 돼 있어서, 가장 이른 시간에 다녀온 후 나머지 시간에 해변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낭패.
결국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없었다.
올리버 힐 건 엠플레이스먼트로 가는 기차역
기관사
자전거로 섬을 둘러보는 관광객이 건널목에서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올리버 힐의 모습
사진에 관한 열정이 심상치 않던 꼬마 숙녀.
(가는 내내 사진을 찍는 열정을 보였다. 그리고 내 카메라에 꽤 큰 관심이 있는듯 했고 내가 무엇을 찍는지도 유심히 보곤 했다.^^)
올리버 힐 도착
* Oliver Hill Gun Emplacement 올리버 힐 건 엠플레이스먼트 *
톰슨 베이까지 연결되는 기차가 - 기차라지만 한 칸 운행 - 출발하는 기차역.
지금은 휴양지지만,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군사적 요충지로 사용되었던 섬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
그곳의 역사와 옛 선조들의 고마움을 느끼려는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어에 참가.
우리는 그럴 생각이 없으므로 - 알아 듣기도 힘들지만 알아 듣는다해도 별 관심이 없어요. - 시원한 바람 맞으며 멋진 풍광을 즐기고 그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휴식.
2시간쯤 지나자 다음 기차가 온다. 열차 시간은 두 차례였으나 나중 오는 차는 먼저 올라 온 손님들을 태우러 오는 것. (결국 열차 운행은 한차례인 셈)
기관사 외엔 아무도 없는 텅빈 객차
투어가 끝나는 시간이 비슷. 하산.
해변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소박한 교회
돌아갈 시간
로트네스트 섬에 관한 소감: 비추
말그대로 현지인들의 주말 휴양지라 할 수 있는데, 우리 같은 여행객에겐 녹록치 않은 여정이라 생각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퍼스에 있는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날이 됐다.
그에 비해 볼거리가 별로 없다.
자전거를 타거나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겨야 하는데 여행객으로서는 섬 전체와 전망대 등 일단 둘러보는데 시간을 다 쓸 수밖에 없다.
그냥 그 주위에 살면서 하루 즐기러 가는 자연 놀이공원이라 생각된다.
아! 내 돈 돌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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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