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22. 금요일, 여행 삼일째.
오늘은 코모호수를 보러 가는 날이다.
여행을 떠나며 남긴 포스팅에  썼듯 이번 여행에서 처음 들르게 되는 세 곳 중 한 곳이어서 기대하는 마음이 참으로 크다.
설레는 마음에 부산을 떨며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예약해 둔 티켓을 챙겨 중앙역으로 향한다. 여행 중 타는 메트로는 재미조차 느끼게 한다.

밀라노 중앙역(지하철역)에 내려 중앙역 역사로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는데 구내에 죄송하다는 안내 방송이 흐른다. 대수롭잖게 여겼다.
그런데 구내 상황이 심상찮다. 티켓 창구가 아직도 닫혀 있다.
열차표는 이미 예매된 상태지만, 첫 열차 이용이어서 유레일 패스를 개시해야 하는데 말이다.

파업이다.

전광판은 줄줄이 운행취소로 바껴간다.









간혹 운행되는 열차가 있어 내가 탈 열차가 정상운행 된다면 - 예약된 열차이므로 꼭 그걸 탈 수밖에 없는데, 유레일 개시는 불가능하니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간혹 보이는 역무원도 "Closed"만 연발하고 다른 설명은 들을 수조차 없다.
어찌 어찌 친절한 역무원을 만나 도움을 받아 유레일을 개시하고 취소돼버린 열차 티켓은 파업으로 탈 수 없다는 인증(?)을 받았다.

친절한 역무원을 만나지 못했다면 운임을 고스란히 날릴 뻔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일정과 바꾸기로 하고, 브레라 미술관을 찾아 간다.
그런데 조금 전 타고 왔던 메트로역 입구가 닫혔다.
밀라노 전체 운송수단 파업이란다.
경찰에게 물었더니 걸어가는 방법 외엔 없다며, 가는 길을 친절히 일러준다.
오늘은 밀라노 지도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물어 물어 갈밖에.
덕분에 예정에 없던 밀라노 시내를 꽤 오래 볼 수 있는 덤을 얻었다.


일단 중앙역을 사진에 담고



















역에서 종종걸음을 친 후여선지 쉬 지친 우리 앞에 드디어 나타난 Brera가 반갑다.







[ Pinacoteca di Brera (브레라 미술관) ]
우피치 미술관에 버금가는 이탈리아 회화의 보고
17세기 중엽 예수회 수도사를 위해 건축한 건물을 나폴레옹의 명으로 1809년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지금은 브레라 미술대학 부속미술관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와 바로크를 대표하는 걸작이 소장돼 있다.




 




























아쉽게도 사진 촬영 금지.
꽤 오랜 시간을 머물렀지만, 당연히 사진은 한 장도 없다.


미술관을 나와 아쉬움에 그 외양이나마 다시한번 새겨둔다.


너무나 수수한 외관은 유명한 미술관인가 싶다. 공간도 규모도 다른 유명 미술관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소장 작품들은 결코 만만찮다.
개인적인 느낌은 작은 오르세+루브르 회화관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닮진 않았지만.


이제 스칼라 극장을 향해 걷는다.




스칼라 극장 왼편에 있는 관람장 입구 - 들어서면 매표창구가 있다.







여기도 사진 촬영 금지.
극장 구경을 온 관람객이 볼 수 있는 거라곤 한쪽 발코니에서 극장 중앙 홀을 내다 보는 게 전부.
(비록 공연과 음악 자료를 전시한 공간이 있긴 했지만, 극장 내부는 보수중이어서 멋지지도 않았다.)
예전 다른 공연장에선 객석에 앉아 보기도 하고 무대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는데, 불만을 넘어 짜증이 났다.


투덜거리며 레오나르도 형님만 또 담는다.





이른 시간이지만 숙소로 돌아갈 밖에.
Peck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들고서.



1883년 개업한 아주 오래되고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
펙에서 경영하는 카페테리아와 바.
만들어진 요리와 파스타를 고르기 때문에 편리하고 지하에는 고급 레스토랑과 이층엔 음료 알콜 바가 있다.
마치 마트의 식료품과 음식 코너 처럼 느껴진다.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







밀라노를 방문하며 기대한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두오모 광장 건너 편에서 광장 전체와 가운데 기마상(흰 천으로 가려진 부분)을 넣어 두오모의 멋진 자태를 담는 것이었다. 하지만 불가항력.

툴툴거리며 숙소로 돌아간다.
저녁을 먹고, 다 씻은 후 침대에 널부러져 있다가...
야경이나 찍자!



두오모의 야경 (모기와 전쟁을 벌이며 담은 몇 컷)












 












  

 탈 많고 불편했던 하루를 마음 속에 담은 멋진 미술작품과 사진에 담긴 몇 컷의 야경으로 달래며 내일을 기대한다.




다음 포스팅은 Como (코모와 코모 호수 주변)

순탄하기만 했던 지난 여행들은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생각하며,
파업으로 사용 못한 티켓은 지금 예약대행사로 보내져 환불 수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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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indEater 2011.08.23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쪽의 사진들을 보면 매번 느끼지만, 정말 옛것과 현대적인 것들이 티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와요~
    근데 모기가 많나봐요~ ^^;;

    • BlogIcon 향기™ 2011.08.24 08: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늘 부러운 게 지난 역사를 가치있게 생각하고 지키려 한다는 점입니다. 새것보다 사람의 숨결이 깃든 것들에 가치를 두는 마음이 옛것과 새것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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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가 하루살이 떼처럼 달라들더군요. 사진 찍는 내내 집사람이 곁에서 모기 쫒느라 고생했답니다. ^^*

  2. BlogIcon mark 2011.08.25 0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각 렌즈로 두오모 성당 완멱하게 담았네요. 제가 향기님이었다면 하는 망상을 하게 하네요, 사진 너무 좋습니다 ^^

    • BlogIcon 향기™ 2011.08.25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과찬이시네요. 밀라노 두오모는 다른 곳의 우중충한 느낌이 아닌 산뜻하고 화사한 색감이어서 햇빛을 받으면 환하게 빛나고 흐려도 포근한 느낌을 주더군요. 그래선지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

    • BlogIcon mark 2011.09.01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회사 일로 출장가서 짧은 시간 틈을 내 주마간산격으로 봤기때문에 자세히는 못봤지만 대단하더라는 생각이 아직도 납니다.

    • BlogIcon 향기™ 2011.09.02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지만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


2011년 7월 21일 목요일.
아침 일찍 밀라노 Cadorna(북)역에서 시작된 하루 여정은
먼저 그라치에 교회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립 과학기술 박물관, 그리고 산탐브로조 교회를 들렀다가 스포르체스코 성으로 가기 위해 북역으로 돌아간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부터.


스포르체스코 성은 북역 가까이에 있어,  다시 Cadorna(카도르나, 북)역을 지나간다.




그 곁을 돌면




얼마 가지 않아 스포르체스코 성이 보인다.






[ Castello Sforzesco (스포르체스코 성) ]
14세기에 밀라노를 지배했던 비스콘티가에서 궁전으로 건설하였으나 15세기에 스포르차가에서 성채로 개축했다. 건축에는 다 빈치와 브라만테도 참여했다고 한다.
정면에 있는 필라레테 탑의 주위를 회랑이 둘러싸고 있으며 안쪽엔 넓은 중정이 있다. 성 주위엔 깊은 해자를 파서 외부의 침입에 대비했다.
성 주변은 광대하고 녹음짙은 Parco Sempione(셈피오네 공원)에 둘러싸여 있어 복잡한 밀라노 시내에서 한숨 돌리는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성 내부엔 고고학 박물관, 스포르체스코 성 미술관, 악기 박물관 등이 있으나 들어가지 않고, 넓은 셈피오네 공원에서 여유를 부리다 성을 나왔다.^^






















[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회랑) ]
두오모를 바라보고 왼편에 있는 커다란 아치형 회랑. 유리 지붕이 멋진 이 건물은 G.Mengoni(멘고니)의 설계로 1877년 완성됐다.
십자가 모양의 긴 회랑이 교차하는 한 가운데는 높이 47m의 둥근 천장이 건물의 균형을 잡고 있다.







통로는 입구에서 스칼라 광장까지 200m나 이어져 있다.







십자가 모양으로 긴 회랑이 교차하는 부분의 둥근 천장.













회랑 바닥에는 4마리의 동물 모자이크가 있고, 그 중 소의 한 부분에 발뒤꿈치를 대고 한바퀴를 돌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다.




회랑 입구에서 직선으로 끝까지 빠져 나가면 스칼라 광장이 있다.




광장 한가운데는 스칼라 극장 쪽을 향해 서있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상이 있다. 아래 4명은 제자들의 모습이다.







스칼라 광장 건너 편에 있는 스칼라 극장.




[ La Scala (스칼라 극장) ]
파리 빈의 오페라 하우스와 더불어 유럽 3대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장.
비스콘티가의 비 스칼라의 이름을 딴 오페라 극장. 1778년 교회를 허문 자리에 지어졌고 지금의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후 1946년 복원된 것.
우리 성악가 조수미와 김동규가 활동하던 곳이기도 하다.











스칼라 광장에서 만난 우리나라 학생들. (이름표를 슬쩍보니 서울 모 미술고등학교)




한참을 다 빈치 형님 발 아래서 여가를 즐기다 회랑에 불이 들어 올 즈음 숙소로 돌아 간다.






다음 포스팅은 사진도 없는 '브레라 미술관'과 '스칼라 극장'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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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oJINo 2011.08.19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햐~~~ +_ + 역시 여행에는 광각인가봅니다 >ㅁ<// 공연한편을 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입니다 ~^ㅁ^
    이해는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ㅜ ㅁㅜ

    • BlogIcon 향기™ 2011.08.20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도시를 중심으로 한 여행이라면 광각렌즈는 필수입니다. 커다란 건물을 담으려면 뒤로 많이 물러서야 하는데, 도저히 그럴 공간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죠. ^^*

  2. BlogIcon boramina 2011.08.19 23: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밀라노가 로마보다 훨씬 깨끗한 것 같아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회랑이 1800년대 건물이군요. 그 때는 유리 천장이 없었겠지요?

    • BlogIcon 향기™ 2011.08.20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유리의 역사를 살펴봐야 답이 나오겠네요.^^ 아마도 처음부터 가능하니 그렇게 짓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그리고 밀라노는 로마보단 훨씬 깨끗했습니다. 역 주변등을 제외하면 거리가 비교적 쾌적했습니다. ^^*

  3. BlogIcon Bacon™ 2011.08.20 11: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규모와 화려함이 엄청나군요. 스포르체스코 성이 특히나 인상적이에요. 제가 지금껏 방문했던 유럽의 성들과는 달리 좀 야성적이랄까요. 외형에서 굉장히 저돌적이고 과격한 냄새가 물씸 풍겨요. 향기님 글들을 보니 다음에 유럽에 가면 돈을 쓰면서 좀 여유있게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보고 갑니다. ;)

    • BlogIcon 향기™ 2011.08.20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보통 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관광명소가 어느 가문의 대저택 같은 느낌이라면 이 스포르체스코 성은 적을 막기 위한 산성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산성으론 규모가 작지만요. 그렇다보니 말씀하신대로 남성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