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5.5, DSLR을 들였다.

필름 카메라완 달리 쉽게 셔터를 누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워버릴 수 있다는 것이 남용을 가져오긴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돼지털 카메라가 들어 온 후로 내게 생긴 버릇 한 가지는 '하늘 쳐다보기'.
수시로 하늘을 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역시 베란다에 나가 하늘 쳐다 보기.
멋진 일출을 찍을 수 있을까 해서다.

05:30 현재 기상 시간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진 적도 있지만 예전엔 대부분 5:10 이었던 것에 비하면 늦어진 편이다.
요즘 기상 시간으론 이미 일출을 놓친 경우가 다반사... 구름이라도 적당히 낀 날이면 그나마 태양을 건질 수도 있다.

집에서 멀리 내다 보이는 무등산.
짐작하신 대로 여긴 빛고을.
무등산은 빛고을민들에겐 어머니.

무등산 위로 떠오르는 힘찬 태양은 언제나 내게 큰 힘이 된다.
아름다운 여명과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는 날엔 그야말로 한 건 건지는 날이다.
하지만 기대는 늘 실망.
결코 쉽지 않다.

이제 5년째지만, 거의 매일 나의 하늘바라기는 마음에 드는 단 몇 장의 사진만을 남겼을 뿐이다.
오늘 이 자리에 지난 흔적 몇 장을 올린다.


▼ 집에서 바라 본 무등산 - 우측 약간 높은 산이 무등산(無等山)이다. 모양만으로도 왜 무등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태양이 뜨는 위치는 - 내 집에서 보는 기준 - 무등산에서 왼편으로 멀리 떨어지는 때는 한여름이며, 정월이면 무등산의 오른쪽에 이른다. (이 사진은 9월초)
지금까지 경험으론 여름철엔 아름다운 풍경을 거의 볼 수 없다. 아주 맑거나 날씨가 흐리거나 둘 중 하나가 대부분이니까.
맑고 화창한 이른 아침은 힘찬 태양을 볼 수 있을 뿐, 사진에 담을 예쁜 모습을 연출하진 않는다.
여름이 지나고 9월에 접어 들면서 아침 하늘에 갖가지 구름이 생겨나고 떠오르는 태양은 그 구름에 아기자기한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여기 올리는 사진은 모두 9월 이후 다음 4월 사이의 사진들이다.


▼ 안개가 잔뜩 낀 4월 어느 날 사진이다. 무등산과 꽤 떨어진 곳에 뜬 태양을 담자니, 가까이 당겨 태양의 자태를 그리는 수밖에 없다.



▼ 10월 일출 사진들

















▼ 11월 일출 사진들











▼ 12월 사진



▼ 2월 사진



▼ 3월 사진들






▼ 그러나 백미는 9월 하순 사진들







가을과 겨울을 4번 지나며 새삼 깨닫게 된 한 가지는,  '그 자리에 가면 그런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게 결단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1년에 단 한 차례,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
바로 위 붉은 여명은 4년 동안, 비슷한 풍경을 포함해도 5일 정도였을 뿐이다.
(그것도 단 몇 분에서 십 몇 분이며, 4년 중 2년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난 늘 "멋진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사랑하는 당신
멋진 행운을 만나십시오."


---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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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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