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3. 수요일

 

늘 그렇듯이 아침에 눈을 뜨자 바깥 날씨부터 살핀다.

오늘은 그린델발트로 가서 피르스트 전망대에 오르는 케이블 카를 탈 참이다.

피르스트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바흐알프 호수까지 갔다 오는 트래킹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여행 중 가장 피하고 싶은 날씨 - 비가 내린다.

낭패다.

이제 여행 막바지, 3일만을 남기고 있다.

이제 일정을 조정할 여지가 없다.

만약 오늘 피르스트 전망대에서 트래킹를 못하게 되면,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그래도 휴가인데 조급한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다.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누워 잠시 음악 삼매경에 빠져본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듣는 음악이 빗소리에 어울려 감미롭다.

 

 

 

 

 

시간은 꽤 지났지만 다행스럽게 비가 그치니 햇살이 반갑다.

 회헤마테 곁길을 따라 인터라켄 동역으로 향한다.

 

 

 

일본식 정원 곁에 있는 교회.

 

 

동역에서 그린델발트로 가는 산악열차를 탔다.

 

열차를 타고 오르는 동안 날씨가 다시 어두어지더니 급기야 그린델발트에 도착하니 장대비가 쏱아진다.

 

그린델발트 역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사람들.

 

 

계속 기다릴 수만은 없어 비가 덜한 틈을 타 강행군.

피르스트 전망대로 가는 로프웨이를 탄다.

위 사진의 왼쪽은 아내, 오른쪽 두 사람은 그린델발트 역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만난 우리나라 여행객인데

엄마와 아들이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큰 용기를 내어 아들을 데리고 어려운 여행길에 올랐다 한다.

휴가를 낼 수 없어 아빠가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서운하지만 모처럼 큰 일을 벌인듯.

아직 어린 학생인 아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참 좋아 보였다.

(엄마의 멋진 선물이지 않을까 싶어 아들에게 다음에 엄마에게 두 배 세 배 멋진 여행으로 갚으라 했다. 이 후 일정이 이탈리아라고 했는데 무사히 여행을 잘 마칠 수 있기를 기원했다.

하나 아쉬운 것은 모자의 사진을 멋지게 한 장 찍어드리지 못한 것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이 글을 본다면 반가운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전망대 오르는 중간지점 로프웨이 역에서 잠깐 내려 주변 구경 (체르마트 로프웨이처럼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다. 곤돌라는 계속 진행 중이니까)

 

 

피르스트 전망대에 도착. 여전히 비는 내려 더 나아갈 수 없다.

전망대 바로 건너편 손이 닿을 만큼 지척에 있는 봉우리가 이렇게 비구름에 싸여 있다.

 

 

비바람은 피르스트 전망대를 찾은 모든 사람의 발목을 잡았다.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담고 싶은데 그럴 수 없고, 바흐알프 호수엔 가볼 수나 있을지 막막하다.

전망대 레스토랑 처마밑에 앉아 비가 개기를 기다린다.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으며 시간을 죽인다.

과연 오늘 일정은 무난하게 진행될 것인가, 아무것도 내다 볼 수 없다.

 

한참을 지나니 비가 조금씩 그쳐 가고 시야가 밝아온다.

 

 

 

날씨가 완전히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비가 조금 잦아들었을 때 바흐알프 모습이라도 확인하자 싶어 트래킹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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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알프 호수 얘기는 사진이 많아지는 관계로 다음 포스팅으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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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린델 발트로 내려 갈 시간.

여전히 날씨는 흐리고 빗방울은 오락가락 옷깃을 적신다.

 

 

로프웨이를 타고 가며 곤돌라 안에서 찍은 사진들

 

 

 

올라 올 때 잠깐 내렸던 마을에서 다시 내렸다.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날씨가 좋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다시 그린델발트로 가는 곤돌라에서 멋진 풍광을 본다.

 

 

 

 

 

 

 

 

 

 

 

그린델발트 로프웨이 승강장

(올라 갈 때는 비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한 모습을 이제야 담는다.)

 

 

 

인터라켄으로 돌아가기 전 그린델발트를 둘러본다.

 

 

 

 

 

 

 

 

 

 

어찌 어찌 계획한 일정을 소화하긴 했지만

궂은 날씨가 많이도 아쉬웠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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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아쉬운 마음에

2009년 들렀던 그린델발트 사진 몇 장을 추가한다.

(물론 예전 포스팅에 포함되지 않은 사진들이다.)

 

 

 

 

 

다음 포스팅은 바흐알프 호수 주변

 

 

 

Posted by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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