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7.31 금요일.

미술의 향기를 가득 담고 오르세를 나섰다.
오늘 오후도 저물어 간다.
이제 남은 일정은 세느 강변을 따라 걷다가 알렉산드르 3세 다리를 건너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에 이르는 코스.
원래는 다리를 건너기 전 남쪽으로 내려가 앵발리드 군사박물관에 들르는 코스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빠듯한 일정을 감안 어제 들렀었다.





Pont Alexandre III 알렉산드르 3세 다리 - 1900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빠리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다리.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과 전설의 동물 페가수스 상이 아름답다.


















다리를 건너 샹젤리제 거리 쪽으로 걷다 보면, 그랑 팔레와 프티 팔레를 만난다.
이 둘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서있다.

Petit Palais 프티 팔레 - 특색있는 기획 전시로 유명한 미술관.



Grand Palais 그랑 팔레 - 뛰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역사적인 건축물.








그랑 팔레 계단에 앉아 프티 팔레의 멋진 모습과 그랑 팔레의 자태를 감상하면서 지친 다리를 편다.
들어가 볼 생각은 아예없이 그냥 노닥거리는 게 좋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쉬어 간다.^^
이탈리아계로 보이는 일행 중 한 명이 자기의 니콘 카메라를 내밀며 사진 한 장을 부탁한다.
내가 니콘 카메라를 쓰는 게 믿음직 스러웠나 보다. ^^

유럽을 몇 차례 오가며 느낀 것은 거기서 만나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데세랄 카메라는 니콘이 많다. 캐논을 쓰는 사람은 한 두명 봤을까 싶다.
(캐논보단 다른 브랜드를 쓰는 사람이 훨씬 많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캐논 일색이다. )
유럽오면 나는 기를 편다. ㅋㅋ (여기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은근히 내가 쓰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있나 보다.)


자, 이제 샹젤리제로~

Oh! Champs Elysees!






남들은 그렇게 오고 싶어하는 유럽에 세 번씩이나 왔고, 파리 그것도 샹젤리제는 빠짐없이 들렀다.
하지만 평상시 생각하는 느낌,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다. 조금 삭막하기 조차 하다.
쇼핑에 별 관심이 없는 우리는 무슨 무슨 매장이 그리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온갖 전구를 매달고 선 멋진 나무들을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무렵에 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 할뿐이다.


개선문이 보인다.

Arc de Triomphe 개선문 - 12개 대로의 중심인 에투왈 광장에 서있는 광장의 상징물이자 파리의 얼굴.


높이 50m, 너비 45m의 거대한 개선문. 벽에는 나폴레옹의 승전 부조와 전쟁에서 공을 세운 600여 명의 장군들의 이름으로 가득하다.














개선문 쪽에서 바라 본 제 3 개선문.



광장 로터리 중앙에 있는 개선문은 횡단보도 없이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




지하도 끝에 매표소가 있고, 옥상 전망대에 오르려면 표를 사야한다.



코딱지 만한 게 디게 비싸다. (SD 메모리 보다 조금 큰 정도.)

284개나 되는 계단이 우릴 기다린다.


엘리베이터가 있긴 하지만,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것. "나 다리 아프다"고 하면 안태워 줬을래나...

거의 올라가 만나는 중간 휴게소(?), 기념품점. 옆으론 건축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루 종일 지친 다리론 너무 힘들다. 헉 헉 헉!
그러나 바람이 시원하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라데팡스 쪽 풍경. 제 3 개선문이 보인다.


상젤리제 거리 끝에 있는 콩코르드 광장 쪽 풍경. 광장 가운데 서있는 오벨리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샹젤리제 거리의 인파들.


에펠탑이야 어디서나 보이니까.


해가 진다. 제 3 개선문 뒤로 넘어가는 태양이 빚은 노을이 아름답다.





피곤하다,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다. 올라 오기전 물을 챙겨야 했는데 살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올라 왔더니 고역이다.
입장료 9유로, 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내 발품 팔아 헉헉대고 올라와야 하는데... 편의 시설도 없는 옥상에 특별한 구경거리도 없는데. (3~5유로 쯤이 적당하지 않을까.)

그냥 집에 가고 싶다. 하지만 입장료가 아까워 망설여 진다.
버티다 보니 해가 기운다.
에펠탑 반짝이는 모습이나 보고 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어둠이 내려 앉은 샹젤리제 거리 모습 한 장.


개선문 아래에 있는 성화.


깊은 밤 샹젤리제 거리 풍경.




밤이 많이 깊었다. 고단한 다리를 끌고 지하철로 향한다.


이렇게 파리의 둘째날은 흘렀다.
뤽상부르를 꿈꾸며 잠이 든다.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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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Posted by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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